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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10% 씩 성장하는 커플용 협업 캘린더, 시그널링 팀 리더가 미국에 가는 이유

Created
2024/12/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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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펙스
“저희가 제육을 너무 많이 먹고 있어요”
월요일 점심을 먹고 시작한 주간 전략회의에서, 북미 데이터 분석을 마쳤는데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다.
국내에서 9개월만에 38만 유저, 18만 MAU, W1 리텐션 60%을 달성하며 서비스 핵심 가설을 나름 숨차는 스피드로 검증하고
미국 서비스를 런칭, 말그대로 Global Fine Tuning을 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 문득 든 생각이랄까.
삼성동에서 김이박씨들과 함께 먹는 제육이 너무 맛있어지고 있었고, 미국에서 일한지는 벌써 7년이 넘어가 가물가물해지고 있었다.
미국 고객들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앰플리튜드와 구글 Meet 너머에서만 만나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음이다.
“그러게요. 사실 미국 유저가 3배는 더 많이 돈을 내는데, 전 사실 틴더로 만나서 사이버 연애 하는 느낌이에요.”
개떡같이 말했는데 찰떡같이 반응하는 팀원이 있었다.
“그럼 직접 가서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말마따나 사이버 연애로 결혼까진 힘들어요. 온라인 인터뷰로는 뭐 하고 뭐 보고 사는지 느끼는데 한계가 있어요”
계속 생각해왔던 물음표를 던지는 팀원도 있었다. 그래 상견례는 직접 만나서 해야지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비유들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 서비스, “시그널링”이 주로 바쁜 커플들의 쉬운 연애를 만들어주는 B2C 생산성 툴이기 때문인데.
일을 잘하게 해주는 노션처럼, 연애도 중요한 협업으로 보고 최대한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하게 해주는 캘린더 기반 SaaS의 형태랄까.
나도 같이 사는 친동생과 오늘 저녁 같이 먹고 싶은데 일정 있는지, 쓰레기는 버려 놨는지, 먹으라고 하는 약은 먹었는지, 살짝 예민한 것 같은데 곧 생리인지 등을 굳이 말하지 않고도 캘린더에서 체크하면서 잘 쓰고 있다.
좀 썰을 풀어 보자면…여성, 웰니스, 펨테크 키워드만 조지며(?) 살풀이를 하던 사람이 처음에는 갑자기 커플 서비스를 한다니까 주주, 팀원 너나할것 없이 눈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7년 넘게 미국에서부터 이 시장을 파다 보니, 솔직히 너무 브로콜리 같은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분명히 시장의 잠재력이 있는데, 건강한 건 원래 재미가 없고 맛이 없지 않나.
먹어야 한다면 쏘야볶음에 넣어서라도 먹는게 베스트다.
결국 펨테크 시장의 60% 이상은 성, 재생산 건강과 같은 관계에서 기인하거나 같이 관리하는 시장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 관계의 일상적으로 필요한 중독적인 서비스에, 심리스하게 건강까지 함께 관리하게끔 하는 서비스를 결합한다면
애플워치와 심전도 기술의 결합처럼 여성 건강 서비스의 대중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참고로 우리는 여성 호르몬 진단 기술을 또한 따로 협력하여 고도화 중이다.
여하튼, 그래서 미국에 간다. 내년 1월 CES를 기점으로 2달 정도.
7년 전 트럼프 1.0 시대, 어린 아시안 여성 노동자였던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변화해야 하는 문제가 뭐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을 던져주었던 다양성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아직도 변하지 않는 답, 평생 고민해왔던 여성의 몸과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다시한번 하러 그곳으로 간다.
아들러가 세상의 모든 문제는 관계에서부터 기인한다고 했던가.
미친듯이 변하는 AI와 메타버스와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변하지 않는 인간 본성의 문제에 집중할 것이고
가장 건강한 관계와 개인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우리 고객들의 시선을 따스히 바라볼 것이며
그리고 그게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인 것 같다.
p.s. 그 잘 하는 일, 미국에서 하고 올 테니 혹시 일정이 맞거나 샌프란, 뉴욕에 거주중인 현지인 소개가 가능한 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많은 2030 엔드 유저들, 협력사, 현지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오려고요. 나중에 또한 더한 도움으로 갚겠습니다.
서비스 참고 www.vespexx.com